인트라무루스(Intramuros)는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유서 깊은 성곽 도시로,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다. ‘인트라무루스’는 라틴어로 ‘성벽 안에’라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방어를 목적으로 세운 성벽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오늘날 인트라무르스는 필리핀 역사와 문화를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주요 관광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최근 참여했던 인트라무르스 워킹투어 중 인상적이었던 곳 위주로 소개해보려 한다.
1. 인트라무루스의 역사적 배경
1521년 스페인 탐험가 페르디난드 마젤란의 도착 이후 필리핀은 300년 이상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이 시기에 건설된 인트라무루스는 스페인 식민지 통치의 정치적, 종교적 중심지 역할을 했다. 당시 인트라무루스는 스페인 관리와 귀족들만이 거주할 수 있었으며, 도시 내부에는 고급 주택, 대성당, 수도원 등이 들어섰다.
2. 주요 관광 명소
인트라무루스를 방문하면 역사적인 건축물과 명소를 만날 수 있는데 포트산티아고, 마닐라대성당, 산 아구스틴 성당, 카사마닐라를 차례로 살펴보자.
1. 포트 산티아고(Fort Santiago)
워킹투어의 집결장소가 8시 45분까지 바로 이곳 포트 산티아고 입구였다. 들어가면 티켓 부스가 있는데 성인 기준 75페소이다. 우리는 투어라서 따로 구매할 필요는 없었다. 포트 산티아고는 스페인 군사 요새로, 필리핀의 독립 영웅 호세 리살이 투옥되었던 장소이다. 호세 리살은 작가, 의사, 언어학자, 철학자, 예술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으며, 특히 그의 문학 작품은 필리핀 민중의 의식을 깨우는 데 큰 영향을 미쳐 스페인 식민 통치에 맞서 평화적이고 지적인 방법으로 독립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간디가 합쳐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150~160cm 사이의 작은 체구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그의 동상도 키가 아주 작았다. 아무튼 포트 산티아고에서 일본 식민지 시절 고문이 이루어졌던 지하 감옥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2. 마닐라 대성당(Manila Cathedral)
필리핀 가톨릭 교회의 상징으로, 웅장한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스페인 통치 시절인 1571년에 처음 세워졌으나 세계 2차 대전 당시 거의 파괴되어 여러 번 복원을 거친 후 1958년 다시 열었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가 일요일 오전이라 내부에서 예배가 진행 중이었고 실내로 들어가서 뒷자리 참관이 가능했다.
3. 산 아구스틴 성당(San Agustin Church)
산 아구스틴 성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1607년에 화산재로 만든 석재와 목재로 지어진 스페인의 바로크 양식 건물이기도 하다. 세계 2차 대전 당시에도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곳으로 요즘엔 예비 신랑, 신부들에게 인기 있는 결혼 장소라고 한다. 어떠한 고난 앞에서도 그들의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기에 이곳에서 결혼하려면 보통 1~2년 정도 대기해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마닐라 대성당도 마찬 가지라 한다. 대관료는 산 아구스틴은 42000페소, 마닐라 대성당은 50000페소로 이곳에선 상당히 비싼 편에 속하는 것 같다.
4. 카사 마닐라(Casa Manila)
19세기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생활 모습을 재현한 박물관으로, 스페인 건축 양식인 바하다 나 바토(Bahay na Bato: 돌로 된 집) 스타일로 지어졌으며 돌과 목재가 주요 건축 재료이다. 필리핀 상류층의 생활상을 그대로 볼 수 있는데 당시의 가구와 생활 용품들이 그대로 배치되어 있다. 1층은 주로 하인들이 머무르는 공간. 2층은 상류층 가족들의 주거 공간으로 침실, 거실, 응접실 3층은 무도회장과 부엌, 식당, 화장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3. 방문 후기 및 팁
친구와 클룩이라는 웹사이트에서 투어상품을 발견했는데 하루 전날 밤이라 그런지 예약이 되지 않았다. 다행히 현지 가이드 연락처가 있어서 Viber라는 앱으로연락해서 조인하게 되었고 3시간에 입장료 모두 포함
해서 1500페소였다. 영어로 진행되어 중간중간 놓친부분이 있긴 했으나 가이드가 굉장히 친절하고 역사적인 설명을 잘해주었다. 투어의 시작 단계에서 가이드가 얘기했던 부분은 우리가 아주 좋은 시기에 방문했다는 것이었다. 12월~2월이 가장 시원한 계절이기 때문에 최상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역시 덥긴 더웠다. 현지인 가이드도 땀을 뻘뻘 흘리는 게 보였고 우리도 투어가 끝나고선 더위를 먹은 건지 에너지가 다 빠져있었다. 다른 계절에 참여는 정말 힘들 것 같고 인트라무루스 워킹 투어를 원하는 분들에겐 12월~2월 중 얼음물과 양산을 챙겨 참여하라고 권하고 싶다. 참고로 인트라무루스 대부분의 지역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 인트라무루스는 마닐라 다른 지역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이곳 방문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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